당신은 언어발달을 돕는 부모인가, 방해하는 부모인가?
부모는 아이들과 매일 매일 소통하면서 여러가지 역할을 합니다. 엄마 아빠가 각자 가지고 있는 성격과 소신, 아이의 의사소통 스타일이나 장애 정도에 따라서 부모의 역할은 달라집니다. 또 시간에 쫒기고 바쁠 때도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언어발달을 방해하는 부모의 역할이 있다면 어떨까요? 부모는 아이에게 6가지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중 어떤 한 역할만을 하게 된다면 아이의 언어발달에는 지연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6가지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관리자 역할
부모는 우리 아이의 하루 스케줄을 모두 관리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아이가 오늘은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고, 언제 할 지를 계획합니다. 이처럼 부모는 아이의 매니저가 됩니다. 그런데 가끔 부모가 관리자 역할을 너무 많이 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화를 혼자 리드하고, 아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의 이런 역할은 아이의 언어발달에는 방해가 됩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리드할 때 가장 잘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빠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상황에서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책의 페이지로 책을 넘기려고 합니다. 그럴 때 아빠는 책을 처음부터 봐야한다고 아이를 가르칩니다. 아빠는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의 언어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아빠는 아이가 리드하는대로 따라가 주어야 합니다.
2. 시험관 역할
부모는 아이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싶어합니다. 만약에 우리 아이의 언어가 기대한 만큼 발달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 아이를 지금까지 하는 것보다 좀 더 열심히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질문을 쉴새없이 던지고, 아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계속 아이를 테스트하게 된다면 아이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는 재미있게 놀면서 부모가 자신의 관심에 잘 반응해줄 때 가장 많이 성장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엄마가 아이가 과일 모형을 가지고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계속 이건 "무슨 과일일지?", "무슨 색이지?", "몇 개지?", "세어 볼까?" 하는 질문들을 끊임없이 합니다. 엄마는 질문하느라 OWL을 할 여유도 없습니다. 아이가 무엇에 관심을 쏟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3. 엔터네이너 역할
부모는 아이를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부모들은 부모가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말을 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어떤 역할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상호작용의 기회는 자연스럽게 줄어 들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상호작용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언어발달이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빠가 코끼리 인형을 들고 "코끼리 아저씨를 봐. 지금 커다란 나무 잎사귀를 먹으려고 해" 하면서 상황극을 펼칩니다. 아이는 아빠가 재미있게 해줘서 즐거워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해볼 기회는 없습니다.
4. 도우미 역할
아이들을 위해서는 부모는 적극 도우미 역할을 자처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무엇을 하든지 도와주고, 부모가 다 해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가 의사소통을 하기 전에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주고,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죠. 특히 특수아동의 부모들 중에는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일 아이가 의사소통을 하기 전에 부모가 너무 빨리 도와준다면 우리 아이가 의사소통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아이의 관심은 어디를 향해있는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욕조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물 속에 장난감을 떨어뜨리자마자 엄마가 얼른 장난감을 꺼내줍니다. 아이가 스스로 무엇을 해보기도 전에 엄마가 아이의 도우미 역할을 하며, 아이는 의사소통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5. 재촉하는 역할
엄마, 아빠는 언제나 바쁘고, 하루 24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하루 일과를 딱 맞추려면 아이에게 늘 재촉해야 합니다. 그런데 재촉하는 역할을 하는 부모는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아이의 관심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마트에 갔습니다. 아이는 카트에 앉아서 엄마에게 바나나를 보여줍니다. 엄마는 약속 시간에 늦어서 시간을 확인하느라 우리 아이의 의사소통 신호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6. 구경꾼 역할
부모 중에는 아이와 소통을 하고 싶은데 언제 끼어들어야 할 때는 몰라서 놀아주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가 놀고 있을 때 멀리서 지켜보며 구경만 하고 있나 중계만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가 상호작용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게 됩니다. 물론, 아이에게는 혼자서 탐색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엄마, 아빠와 소통을 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이가 거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아빠는 소파에 앉아서 아이가 노는 것을 지켜보며 "트럭에 생쥐를 태웠구나. 예쁜 생쥐네. 생쥐가 치즈 먹고 싶대" 하며 중계하고 있습니다. 구경꾼만 하는 아빠와 아이는 제대로된 의사소통을 하고 있을까요?
혹시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이 느리다면 당신은 아이에게 어떤 부모였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